"저 원래 조용한 편이에요."
이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파티보다 집이 좋고, 말하기보다 듣는 게 편하고, 모임이 끝나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오랫동안 하나의 이름으로 불러왔어요.
조용한 사람, 내향인 혹은 MBTI의 I.

그런데 조용함에도 사실 종류가 있어요.
미국 웰즐리 칼리지의 심리학자 조나단 체크는 내향성을 네 가지로 나눴어요. STAR 모델이에요.

이 네 가지 유형은 이름만 들어도 주변 누군가가 바로 떠오를 만큼 우리 일상에 가까운 사람들이에요. 우리 회사에도, 우리 모임에도, 우리 가족 중에도 분명 있어요.
STAR 모델 - 네 가지 조용함
친한 사람 앞에서는 E가 되는, 사회적 내향(Social)

사람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규모의 문제예요.
불특정 다수와의 자리는 부담스럽지만, 친밀한 소수와는 누구보다 깊고 활기차게 어울려요.
밖에서는 과묵하다는 소리를 듣는데, 집에서는 아이들이랑 시끄럽게 놀고 나랑은 수다도 잘 떠는 우리 남편처럼요. 아는 사람이 없는 자리와 아는 사람만 있는 자리, 그 차이예요.
겉은 조용한데 속은 늘 바쁜, 사색적 내향(Thinking)

외부보다 내면 세계가 훨씬 풍부한 사람이에요.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혼자 관찰하고 생각하고 기록하느라 속이 늘 바빠요.
언제 출근하고 퇴근하는지도 모를 만큼 존재감이 옅고, 밥도 혼자 먹고, 자리에서 늘 뭔가를 읽거나 메모하는 우리 팀 대리님 같은 사람이에요. 말이 없는 게 아니라, 지금 다른 데 가 있는 거예요.
퇴근 후에도 오늘 일이 자꾸 생각나는, 불안 내향(Anxious)

사람 수나 친밀도와 상관없이,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걱정이 늘 따라다녀요.
대화 중에 손톱을 물어뜯고, 뭔가 잘못한 거 없냐고 먼저 물어보는 우리 팀 막내처럼요.
조용한 게 아니라, 걱정이 많은 거예요.
충동구매를 한 번도 안 해봤을 것 같은, 억제 내향(Restrained)

행동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말도, 결정도, 감정 표현도 전부 신중해요.
뭔가 결정해달라고 하면 즉흥적으로 답하는 법 없이 늘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하는 우리 아버지처럼요.
느린 게 아니라, 신중한 거예요.
이 네 가지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조합이 바로 사회적 내향과 불안 내향이에요.
조용함의 이유가 다르다
둘 다 회식 자리에서 조용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둘은 분명히 달라요.
사회적 내향인은 업무로 엮인 사람들과의 자리라 조용해지는 거예요.
회식이 끝나자마자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한테 전화를 걸고, 집에 오자마자 오늘 있었던 에피소드를 쏟아내곤 해요. 자리가 불편했던 게 아니라, 편한 사람이 거기 없었던 거예요.
불안 내향인은 "동료들이 나를 어색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에, 회식 자리에서 아무 말이나 하게 돼요. 집에 가서는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지,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걸,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을까를 한참 곱씹어요.
같은 회식 자리였지만, 집에 돌아온 후 두 사람의 머릿속은 전혀 달라요.
"나는 원래 조용한 사람이야"라는 말
우리는 오랫동안 이 네 가지를 하나로 묶어 "조용한 사람"이라고 불러왔어요. MBTI가 일상 언어가 되면서 그 묶음에 I라는 이름이 붙었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가 됐어요. 사람이 많으면 힘든 것도, 혼자가 편한 것도, 평가가 걱정되는 것도, 결정이 느린 것도, 전부 같은 이름 아래 뭉뚱그려졌어요.
그런데 조용함의 이유가 다르다면, 나에게 필요한 것도 달라요.
사회적 내향인 사람에게는 편한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 회복이 되지만, 불안 내향인 사람에게는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반추의 공간이 되기도 하거든요. 같은 처방이 통하지 않아요.
"나는 원래 조용한 사람이야"라는 말이,
사실 내가 나를 얼마나 대충 알아왔는지를 보여주는 문장일 수도 있어요.
행복을 고르는 시간, Hap-pick 🧠
내 조용함의 이유를 좀 더 정확하게 아는 것.
그게 나를 가장 온전하게 대하는 첫 번째 방법일지도 몰라요.
참고자료
Cheek, J. M., & Grimes, J. A. (2014). Personality scales for four domains of introversion. Society for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Annual Meeting.
"저 원래 조용한 편이에요."
이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파티보다 집이 좋고, 말하기보다 듣는 게 편하고, 모임이 끝나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오랫동안 하나의 이름으로 불러왔어요.
조용한 사람, 내향인 혹은 MBTI의 I.
그런데 조용함에도 사실 종류가 있어요.
미국 웰즐리 칼리지의 심리학자 조나단 체크는 내향성을 네 가지로 나눴어요. STAR 모델이에요.
이 네 가지 유형은 이름만 들어도 주변 누군가가 바로 떠오를 만큼 우리 일상에 가까운 사람들이에요. 우리 회사에도, 우리 모임에도, 우리 가족 중에도 분명 있어요.
STAR 모델 - 네 가지 조용함
친한 사람 앞에서는 E가 되는, 사회적 내향(Social)
사람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규모의 문제예요.
불특정 다수와의 자리는 부담스럽지만, 친밀한 소수와는 누구보다 깊고 활기차게 어울려요.
밖에서는 과묵하다는 소리를 듣는데, 집에서는 아이들이랑 시끄럽게 놀고 나랑은 수다도 잘 떠는 우리 남편처럼요. 아는 사람이 없는 자리와 아는 사람만 있는 자리, 그 차이예요.
겉은 조용한데 속은 늘 바쁜, 사색적 내향(Thinking)
외부보다 내면 세계가 훨씬 풍부한 사람이에요.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혼자 관찰하고 생각하고 기록하느라 속이 늘 바빠요.
언제 출근하고 퇴근하는지도 모를 만큼 존재감이 옅고, 밥도 혼자 먹고, 자리에서 늘 뭔가를 읽거나 메모하는 우리 팀 대리님 같은 사람이에요. 말이 없는 게 아니라, 지금 다른 데 가 있는 거예요.
퇴근 후에도 오늘 일이 자꾸 생각나는, 불안 내향(Anxious)
사람 수나 친밀도와 상관없이,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걱정이 늘 따라다녀요.
대화 중에 손톱을 물어뜯고, 뭔가 잘못한 거 없냐고 먼저 물어보는 우리 팀 막내처럼요.
조용한 게 아니라, 걱정이 많은 거예요.
충동구매를 한 번도 안 해봤을 것 같은, 억제 내향(Restrained)
행동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말도, 결정도, 감정 표현도 전부 신중해요.
뭔가 결정해달라고 하면 즉흥적으로 답하는 법 없이 늘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하는 우리 아버지처럼요.
느린 게 아니라, 신중한 거예요.
이 네 가지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조합이 바로 사회적 내향과 불안 내향이에요.
조용함의 이유가 다르다
둘 다 회식 자리에서 조용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둘은 분명히 달라요.
사회적 내향인은 업무로 엮인 사람들과의 자리라 조용해지는 거예요.
회식이 끝나자마자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한테 전화를 걸고, 집에 오자마자 오늘 있었던 에피소드를 쏟아내곤 해요. 자리가 불편했던 게 아니라, 편한 사람이 거기 없었던 거예요.
불안 내향인은 "동료들이 나를 어색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에, 회식 자리에서 아무 말이나 하게 돼요. 집에 가서는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지,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걸,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을까를 한참 곱씹어요.
같은 회식 자리였지만, 집에 돌아온 후 두 사람의 머릿속은 전혀 달라요.
"나는 원래 조용한 사람이야"라는 말
우리는 오랫동안 이 네 가지를 하나로 묶어 "조용한 사람"이라고 불러왔어요. MBTI가 일상 언어가 되면서 그 묶음에 I라는 이름이 붙었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가 됐어요. 사람이 많으면 힘든 것도, 혼자가 편한 것도, 평가가 걱정되는 것도, 결정이 느린 것도, 전부 같은 이름 아래 뭉뚱그려졌어요.
그런데 조용함의 이유가 다르다면, 나에게 필요한 것도 달라요.
사회적 내향인 사람에게는 편한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 회복이 되지만, 불안 내향인 사람에게는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반추의 공간이 되기도 하거든요. 같은 처방이 통하지 않아요.
"나는 원래 조용한 사람이야"라는 말이,
사실 내가 나를 얼마나 대충 알아왔는지를 보여주는 문장일 수도 있어요.
행복을 고르는 시간, Hap-pick 🧠
내 조용함의 이유를 좀 더 정확하게 아는 것.
그게 나를 가장 온전하게 대하는 첫 번째 방법일지도 몰라요.
참고자료
Cheek, J. M., & Grimes, J. A. (2014). Personality scales for four domains of introversion. Society for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Annual Mee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