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해냈는데 왜 시원하지 않을까 『과부하 인간』

일이 잘 풀릴 때일수록 더 세게 밟게 되는 시기가 있어요. 하나를 끝내면 바로 다음 걸 붙잡고, 여기서 속도를 줄이면 지금까지 한 게 흐지부지될 것 같아서요. 그렇게 달려서 목표한 지점에 도착하면, 이제 좀 시원해질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그렇지가 않죠.


『과부하 인간』이 붙잡고 늘어지는 질문이 바로 이겁니다. 노력했고, 성장했고, 어느 정도 해냈는데 왜 만족은 따라오지 않을까. 그리고 답은 우리가 덜 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우리를 달리게 한 그 열이 무엇이었는지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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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 인간』 포인트 3

✔️ 우리를 밀어붙이는 열의 정체는 열정이 아니라 불만족일 수 있다는 것 

✔️ 원하던 지점에 도착해도 시원해지지 않는 이유 

✔️ 불만족을 연료가 아니라 신호로 읽는, 태도의 전환




 만족하면 멈출 것 같아서

우리가 오래 믿어온 문장이 하나 있어요. 지금에 만족하는 순간 성장이 멈춘다는 것. 그래서 잘한 날에도 부족한 부분부터 찾고, 칭찬을 들으면 "아직 멀었어요"라고 먼저 말하죠. 만족은 어쩐지 안주처럼 느껴지고, 불만족은 나를 움직이는 가장 확실한 힘처럼 느껴져요.

그 논리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더 노력할 수 있는데 왜 만족하는가. 멈추지 마라. 해내라. 잠은 나중에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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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연료가 꽤 잘 탄다는 거예요. 실제로 사람을 움직이게 하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그게 좋은 연료라고 믿고 계속 넣습니다. 온도가 올라가는 줄도 모르고요.



도착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여기 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와요. 오래 꿈꾸던 글쓰기 일을 하게 됐고, 어느 날 쓴 글이 그야말로 터집니다. 수백만 명이 읽었어요. 여러 해 동안 고대하던 순간이 마침내 온 거죠.

그런데 그 순간 찾아온 감정은 불안뿐이었어요. 잠이 오지 않았고, 몇 초마다 글의 순위를 확인했고, 다음엔 이만큼 못 쓸까 봐 두려웠습니다. 자신감이 폭발하지도, 의심이 사라지지도 않았어요. 오히려 몇 배로 불어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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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됩니다. 출판 제안을 받고 계약서에 서명해요. 구상이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지만 상관없었어요. 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있으면 됐거든요. 그리고 1년 동안 매일 스트레스를 받으며 쓰지 못했고, 결국 계약을 취소합니다. 그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이거였대요.


사람들에겐 뭐라고 말할까.


오로지 자신에게만 의미 있는 결정이었는데도요.

이 대목이 서늘한 건, 그 1년의 무리가 게으름이나 판단 착오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너무 잘하고 싶어서, 증명하고 싶어서 생긴 일이죠. 인정을 계속 모으면 언젠가 충분한 사람이 될 거라고 믿었으니까요.


"나의 가치는 쟁취의 대상이 아니다."



 열은 끄는 게 아니라 읽는 것

그렇게 한참을 돌아본 끝에 나오는 문장이 있어요. 


"불만족은 동기부여의 수단이 될 수 없다. 불만족은 치유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뿐이다."


이 말이 왜 중요하냐면, 우리가 불만족을 다루는 방식을 완전히 뒤집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불만족이 올라오면 우리는 이렇게 해석했어요. 아직 부족하다는 뜻이구나, 더 해야겠구나. 그래서 목표를 하나 더 세우고 속도를 올렸죠. 온도가 올라가면 더 세게 밟는 방식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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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건 신호를 오독한 거였습니다. 열이 올라온 건 더 달리라는 뜻이 아니라, 잠깐 멈춰서 안을 들여다보라는 뜻이었거든요. 어디가 계속 욱신거리는지, 무엇을 증명하려고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지요.

그래서 이정표를 하나 더 세우는 걸로는 해결되지 않아요. 다음 목표에 도착해도 같은 자리가 또 아플 테니까요.


"치유를 회피하고 성취로써 당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건 불가능하다."



나를 몰아붙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하게 될까 봐

여기서 가장 자주 나오는 걱정이 있어요. 나한테 친절해지면 그냥 다 놓아버리게 되는 거 아니냐는 거요. 채찍이 없으면 뭐가 나를 움직이게 하냐는 거죠.

그럴 일은 없어요. 놓게 되는 건 삶이 아니라, 그동안 나를 갉아먹고 있던 것들이거든요. 증명하려는 마음이 빠지고 나면 그 자리에 남는 건 무기력이 아니라 진짜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잘 보이려고가 아니라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상태요.

그리고 그때 우리 안에 생기는 게 있어요.


"당신의 마음속은 당신이 추락할 때 받아줄 부드러운 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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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끄자는 게 아니에요.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을 바닥을 먼저 깔아두자는 거죠. 바닥이 단단한 돌이면 우리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더 긴장하게 되고, 긴장하면 더 무리하게 되니까요.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한 번만 물어보시면 어떨까요. 지금 이 열은 하고 싶은 마음에서 온 걸까, 아니면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에서 온 걸까.

"당신은 당신의 적이 아니라 든든한 아군이다."




행복을 고르는 시간, Hap-pick 

열정은 그대로 두셔도 괜찮아요. 

다만 오늘은 그 열이 어디서 올라오는지 한 번만 확인해보세요. 

연료를 바꾸면, 같은 속도로 달려도 데지 않는 온도가 됩니다.



참고 도서 

제이미 배런(Jamie Varon), 『과부하 인간: 노력하고 성장해서 성공해도 불행한』

(원제 Radically Content), 박다솜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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